플라스틱 기초 (2) 플라스틱의 분류

이번 시간에는 플라스틱의 분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특성에 의한 플라스틱 분류

  - 주로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구분하며, 열가소성 플라스틱 중에서 다시 결정성(엄밀하게는 반결정성)과 비결정성으로 구분합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녹였다가 굳힐 수 있어, 원하는 모습으로 성형이 가능한 플라스틱입니다. 반면에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가열 및 냉각하여 굳어진 후에는 다시 녹일 수가 없습니다. 

 

 - 아래와 같은 삼각형을 Plastic Pyramid라고 부르는데, 특성에 따라 열가소성 플라스틱들을 나타낸 도표입니다. 좌우는 결정성으로 구분하고, 세로축은 위로 갈수록 내열 온도가 높고 가격이 비싼 플라스틱입니다. 구글에 검색하면 많은 이미지가 나오는데, 딱 마음에 들게 생긴 게 없네요. 

 

플라스틱 피라미드, 출처 :https://www.hardiepolymers.com/knowledge/how-to-crystallise-your-thoughts-on-selecting-a-thermoplastic/

 

 

 (1) 열가소성 플라스틱 (Thermoplastics)과 열경화성 플라스틱 (Thermosets)

 앞의 게시물에서 보았듯, 플라스틱은 중합체이므로 길이가 매우 긴 친구들이 얽혀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플라스틱의 성질 변화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 실타래를 이용하여 설명하곤 합니다. 

 

열가소성과 열경화성 플라스틱 분자 묘사. 출처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29156276_PREDICTING_THE_INFLUENCE_OF_WEAVE_ARCHITECTURE_ON_THE_STRESS_RELAXATION_BEHAVIOR_OF_WOVEN_COMPOSITE_USING_FINITE_ELEMENT_BASED_MICROMECHANICS

 

 위의 그림에서 왼쪽이 열가소성, 오른쪽이 열 가소성 플라스틱입니다. 왼쪽 그림을 보면 선과 동그라미로 표현된 길다란 분자들이 겹쳐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분자가 교차되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은 실제로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보는 모습을 표현하다 보니 교차하는 것으로 보일 뿐 실제로는 붙어 있지 않은 모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왼쪽과 비슷하면서도, 검게 칠해진 원들이 있고 'Cross Link(가교)'라고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두 분자가 실제로 이어져(Link)가 있는 것입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열을 가하면 각 분자가 조금 더 유연해져서 (비유적 표현입니다) 각 분자의 움직임에 자유도가 생깁니다. 적절한 열을 가하면 조금씩 물렁해지기 시작해서 더 녹으면 액체처럼 흐물해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펠렛 형태의 플라스틱 원료를 가지고 열과 압력을 가해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열을 가하더라도 곳곳에 있는 Cross Link가 유연성을 제한합니다. 따라서 적절한 열을 가하더라도 열가소성처럼 녹는 현상이 거의 없고, 온도를 더 올리게 되면 바로 타버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달리 펠렛 형태의 플라스틱을 재가공하여 제품 제작이 불가하고, 주로 원하는 모향의 금형에 반응 전 원료를 집어넣고 바로 중합을 시켜 제품을 얻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화학적 분해나 추가 화학 반응 없이 녹여서 재사용하는 Mechanical Recycling이 가능하고,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녹지 않으므로 같은 방식의 Mechanical Recyling이 불가합니다. 대신, 타이어를 잘개 분쇄해서 다른 곳에 재사용하는 것 처럼 다른 방식으로의 물리적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예시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예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PP, PET, PBT, PA(Polyamide) 등이 있습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녹여서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PET를 우리가 분리 배출하여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씁니다. 여러 의류 브랜드에서 이미 폐 PET병을 이용하여 섬유를 제조 및 의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 등에서는 어망에 사용된 PA6를 재활용하여 부품에 사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예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폴리우레탄 폼입니다. 흔히 자동차 시트나 헤드레스트, 혹은 침대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우레탄 폼은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일반적으로 녹여서 재사용이 불가합니다. 

 

 

 (2) 무정형(혹은 비결정성, Amorphous) 플라스틱과 반결정성(Semi-Crystalline) 플라스틱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다시 비결정성과 반결정성 플라스틱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Crystalline, 즉 결정성이라고 하는 구조는 동일한 구조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플라스틱에서 결정성은 없고 반결정성(Semi-Crystalline)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폴리머의 특성상(실처럼 길 분자) 완벽하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는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일부 구간에서는 Crystalline의 형태를 가지는 것이 가능하여 (Semi-Crystalline)이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결정성 플라스틱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으나, 엄밀하게는 반결정성이 맞습니다. 

 

Amorphous 및 Semi-Crystalline 비교, 출처 : https://essentium.com/whitepaper/amorphous-and-semi-crystalline-plastics/

 

Semi-Crystalline의 모양을 살펴보면 Amorphous한 부분과 Crystalline 한 부분이 섞여 있습니다. 전체 중 Crystalline의 비율을 '결정화도(crystallinity)'로 나타냅니다. 

 

유리전이온도와 녹는점

두 플라스틱을 가열하여 조금씩 온도를 올린다고 가정해봅시다. 미리 생각해야 할 것은, Amorphous한 영역은 두 플라스틱 모두에 있지만, Crystalline 영역은 반결정성 플라스틱에만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온도를 천천히 올리게 되면 비교적 자유도가 높은 Amorphous 부분에서 유연성이 높아지며 조금씩 물렁해지기 시작합니다. 특정한 온도가 되면 갑자기 유연성이 높아지는데, 이 온도를 유리전이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라고 합니다.  -> 따라서 유리 전이 온도는 두 종류의 플라스틱 모두에 있음

 반결정성 플라스틱은 이 유리전이 온도에서 Crystalline 부분이 풀어지지 않고 계속 있다가, 온도가 더 올라가면 특정 온도에서 이 분분도 유연성이 높아지며 녹게 됩니다. 이 온도를 녹는점(Melting Point)라고 합니다. -> 따라서 녹는점은 반결정성 플라스틱에만 있음

 

다시말해서, 온도를 천천히 올리다보면 플라스틱에 유동성이 생기는 지점(온도)이 오는데, 그 지점이 유리전이온도입니다. 반결정성 플라스틱은 유리전이 온도를 넘어도 크게 유동성이 증가하지 않다가, 계속 가열하다 보면 다시 한번 더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는 포인트가 오는데 그 온도가 녹는점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PC는 비결정성(무정형), PA66은 반결정성 플라스틱입니다.

고분자 온도에 따른 모듈러스 변화

일반적으로 비결정성 플라스틱의 유리전이온도를 편의상 '녹는점'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엄밀하게는 유리전이온도가 맞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PC(Polycarbonate)를 살펴보면 유리전이온도만 나와 있고 녹는점은 따로 표기가 없습니다. 

 

ABS는 위키피디아에 아래와 같이 나와있네요.

ABS is amorphous and therefore has no true melting point.
ABS는 비정형이므로 진짜 녹는점은 없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Acrylonitrile_butadiene_styrene

 

반대로 반결정성인 PA66은 녹는점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유리전이온도는 위키백과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70'C 전후입니다.

 

무정형, 반결정성 플라스틱 특성 비

무정형(Amorphous) 플라스틱 반결정성(Semi-Crystalline) 플라스틱
유리전이온도 존재
투명도 높음
낮은 흐름성
수축 및 휨이 작음
높은 치수안정성

유리전이온도, 녹는점 존재
불투명
흐름성 높음
수축 및 휨 큼
낮은 치수안정성
높은 내화학성

 

 

기본적인 차이는 반결정성 플라스틱이 지닌 결정 영역때문에 옵니다. 처음 결정성 플라스틱을 묘사한 그림에서 실 모양의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말인 즉슨, 특정 부분에서 분자 배열이 '방향성'을 띤다는 말인데, 방향성을 띠게 되면, 모든 방향으로 공평하게 수축이 일어나지 않고 특정 방향으로 더 많은 수축이 일어나게 되므로 휘는 현상이 쉽게 발생합니다. 

 

또한 결정성 영역의 형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분자간 약한 인력으로 서로 끌어당기며 결합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외부의 분자가 끼어들어서 화학적으로 반응을 일으킬 반응기가 부족하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내화학성이 올라갑니다.

 

 

2. 성능에 의한 플라스틱 분류

 

플라스틱의 성능은 기본적으로 사용 가능한 온도, 즉 내열온도를 기준으로 '범용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구분합니다.

아래 그림의 사용 온도는 소재별 일반적으로 사용 가능한 온도 범위를 구분한 것이므로 참고로만 봐 주세요. 왜냐하면 같은 소재라고 하더라도 컴파운딩 과정에서 추가하는 첨가제나 강화제에 따라 사용 온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 가능 온도에 따른 플라스틱의 구분, 출처 :  http://wiki.hash.kr/index.php/%EC%97%94%EC%A7%80%EB%8B%88%EC%96%B4%EB%A7%81_%ED%94%8C%EB%9D%BC%EC%8A%A4%ED%8B%B1

 

가격은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 범용 플라스틱 순서입니다. 

 

범용 플라스틱은 가격이 싸지만 내열도가 낮습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범용 플라스틱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기계적 물성이 좋고 사용 가능한 온도가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내열온도가 매우 높고, 기계적 물성 및 내화학성 등 여러가지 특성이 우수합니다.

 

성능에 따른 플라스틱 분류

 

참고로 이 시리즈에서는 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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